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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백두대간

큰재에서 화령까지

큰재에서 지기재까지

 


 

산행기록과 내 기억이 차이가 난다. 내 기억에는 17일째인데 산행기록은 18일차로 되어있다.

 

산행기록을 따르기로 하고,

 

18일째 일정은 큰재 - 개터재 - 윗왕실 - 백학산 - 개머리재 - 지기재 까지이다.

 

 

산행 기록을 보니

 

'입구를 찾지 못하고 헤멤'

'거미줄 때문에 힘듦'

 

이라고 적혀있다.

 

아마 큰재에서 백두대간 길을 찾지 못해 헤맸던 것 같다.

 

아침이라 거미줄이 많았다.

 

뭔... 거미줄이 그렇게 많은지...

 

 

 

 

 

 

 거미줄... 사진으로 안보인다. ㅎㅎ

 

 



 


 

​윗왕실

윗왕실에 도착해 마을에서 식수를 보충하고 마을버스 정류장에서 점심을 먹었다.

마을버스 정류장이지만 버스도 없고 사람도 없다. ㅎㅎ

정말 조용한 마을이다. ​


 


 


 


 

백학산을 지나 개머리재로 향하는 길에

실개천이 있다.

사진을 보니 엉뚱하게 실개천 사진을 참 많이도 찍었다.

아마도 지도에 왜 물 표시가 없는지에 대한 원망이

이렇게 사진을 찍게 했는가 보다. ㅎㅎ

가만히 생각해보니 한여름에 흐르는 실개천이라

다른 계절에는 말라버릴 수도 있는 개천이다.

하여튼 백학산에서 개머리재로 가는 길에 실개천이 있다!!!!

여기서 물을 구하면 된다!!!! ㅎㅎ​


 


 


 


 

​지기재에 오후 5시경 도착했다.

택시를 타고 모서면 소재지로 이동하고 모서초등학교 정자에 자리를 잡았다.

주위 마트에서 라면, 된장, 휴지, 고추, 족발, 막걸리를 샀다.

산행기록을 보니

'충전 못함, gs, 농협 안된다고 함 - 인심 한번 뭐같다'

라고 되어있다. 아마도 휴대폰 충전을 못한 것 같다.



 

 

​모서초등학교



 

 

 

모서초등학교 정자 옆 잔디밭에 타프를 쳤다.

 

이날 밤은 또렷이 기억이 난다.

 

 

개미 때문에 잠을 못 잤기 때문이다.

 

한참을 자고 있는데 따끔따끔하다.

 

깜짝 놀라 불을 밝혀보니 온통 개미다. 내가 개미집 위에 자리를 잡은 것이다.

 

자다 말고 타프를 걷어 다른 자리로 옮겼다.

 

개미에 모기에... 정말 길고 긴 힘든 밤이었다.

 

 

다시 한번 강조하건대 웬만하면 타프를 사용하지 마시기 바란다.

 

무게가 조금 나가더라도 비박용 1인용 텐트를 사용하기 바란다.

 

요즘 초경량 1인용 텐트도 많다.

 

나도 백두대간 산행 이후 뼈져리게 느껴 초경량 1인용 텐트를 구입했다.

 

 

아마 이때 1인용 텐트로 산행을 했다면 백두대간 종주를 무사히 마칠 수도 있었으니라.

 

산행 준비가 정말 중요한 대목이다.

 

 

지금 생각하면 나도 참 융통성 없는 사람이다.

 

하루만 시간을 내어 도시로 나가 1인용 텐트를 구입하고 타프는 집으로 택배를 보내면

 

되는데...

 

뭐가 그리 급했는지...

 

 

화종이 처럼 쉬고 싶으면 쉬고... 가고 싶으면 가고... 이렇게 산을 타야하는데

 

나는 뭐가 그리 급한지 달리기만 했다.

 

 

결국 나는 실패했고 화종이는 성공했다.

 

인생도 마찬가지 아니겠는가 하는 생각이 든다.

 

긴 호흡으로 천천히 가는 게 결국 빨리 가는거다.

 

 

이 글은 적는 순간 여동생에게 전화를 했다.

 

이번 설에는 제주로 여행가겠다고...

 

여동생 허락을 받았다. ㅋ

 

여동생 눈치가 보여도 그냥 갈란다.

 

기다려라. 제주도여!

 

이번 설날에 얼마 남지 않은 제주 일주를 마무리 짓자. ㅎㅎ

 





지기재에서 화령까지

 

 

 

19일차 일정은 모서면 - 지기재 - 신의터재 - 윤지미산 - 화령이다.

 

모서면에서 지기재까지는 버스를 타고 이동했다.

 

어제 택시비에다 저녁 먹거리에 많은 돈을 쓴 게 아까워서 일 테다.

 

 

 


 

 

 

 

​신의터 고개에 당도했다.

주위에 정자도 있고 음수대도 있다.

시설을 잘해놓았다. ​


 

신의터 고개 정자


 

정자 옆 음수대


 

백두대간 종주길 곳곳에

백두대간 소개 글들이 많다.

산림청에서 설치한 것도 있고 각 지자체에서 설치한 것도 있다.

아무튼 백두대간 길이 잘 관리되고 있어서 ​참 좋다.


 

 


 

 

 

 

 


 

​비를 맞으며 화령에 도착했다.

비옷을 입었지만 그래도 몸이 젖는다.

한여름에 추위를 느낀다.

산행기록을 보니

'비때문에 밥을 먹지 못하고 쵸코바 3개로 때우고 화령으로 향함​'

이라고 되어 있다.

화령에 도착한 시간을 보니 오후 2시다.

비가 와서 오늘은 여기서 하루 일정을 마친다. ​

화령 정자에 자리를 잡고 있으니 화종이에게서 연락이 왔다.

자기도 조금 있으면 화령에 도착한다고 한다.

무지 빨리 달렸나 보다.

화종이와 화령 정자에 자리를 잡고​

비에 젖은 물건들은 정자 난간에 늘고 정비를 했다.

화종이가 영월 가게 동생을 화령까지 불렀다.

​아마도 미리 지원 약속이 되었으리라.

화종이는 타프를 가게 동생 편으로 보내고 1인용 텐트로 바꾸었다. ​ 역시 화종이도 타프보단 텐트가 필요했다.

덕분에 나도 짧은 반바지 하나를 지원받았다.


 

​화령 정자가 내 집인양 편안하다.

빗소리를 들으며 화종이와 소주 한 잔씩 들이켰다. ​

캬~ 참 좋다.

그래 바로 이 맛이야!!! ​


 

밑의 사진을 보니 떠오르는 게 있다.

화종이 왼편에 놓여있는 백도대간 지도다.​

화종이는 나처럼 간단한 지도 말고 구간별로 큰 지도를 가지고 다녔다.

사실 백두대간 수첩보다 이 지도가 더 상세하게 나와있다.


 

 

 

 

 

화령 정자 옆에는 원시적인 화장실이 있다.

발판만 있는 그야말로 오픈형 화장실이다.

​참 스릴 있는 화장실이다.

비를 맞으며 볼 일을 보는 친환경의 첨단이랄까...

지금도 있을지 참 궁금하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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