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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백두대간

봉화산에서 무령고개까지

봉화산에서 중재(중치)까지

 

 



7일째 일정은 봉화산 - 월경산 - 중재다.

 

오늘도 역시 폭염주의보다.

 

봉화산을 출발한 지 얼마 안 되어서 가슴이 답답해진다.

 

심장이 쪼이는 듯 쑤신다.

 

몸 상태가 정말 안 좋다.

 

 

오늘이 7일째인데 몸이 더 이상 버티기 힘든 모양이다.

 

중재에서 하루를 쉬기로 했다.

 

 

중재에서 함양군 방면으로 조금 내려가니

 

사람이 살지 않는 집이 있다.

 

 

 

 

 

 


 


 


 


 

집 주위를 둘러보니 인기척이 없다.

방 입구에 안내글이 있다.

'주인이 없어도 차도 마시고 쉬어가십시오'

너무 반갑다. 조심스레 집안을 들어가 보니 조금 어지럽지만 지낼만하다.

벽에 걸린 주인 사진을 보고 깜짝 놀랐다.

아는 사람이다.

반가운 마음에 휴대폰으로 전화를 걸려고 하니 휴대폰이 터지지 않는다.

백두대간 길을 타다 보면 대부분의 지역이 휴대폰이 터지지 않는다.

주의해야 할 부분이다.

이 산중에서 아는 분의 집을 발견하다니 참 인연이란 게 놀랍다.

점심을 먹고 편하게 하루를 쉬기로 했다. ​


 


 

하룻밤 보낸 지인의 집


 


 

농가 내부

​참 조용하다.

점심을 먹고 씻고 정비하고 나서 집 주위를 둘러보았다.

낡은 비닐하우스와 농기계가 보인다. ​

농사일 때만 잠시 ​이용하는 농막으로 이용하는 것 같다.

​집안에 있는 사진이며 글이며 천천히 읽어보았다.



 

 

 

잠시 쉬는 동안 등산객이 물을 마시러 들렀다.

 

내가 주인인 줄 안다.

 

주인처럼 편하게 하루를 쉰다.

 

 

산행 기록을 보니

 

주인 없는 농가에서 라면 1개, 꽁치 통조림 1개, 가스통 1개, 김치를 허락도 없이 먹었다.

 

모르는 사람 집이었으면 어림없는 일이지만

 

아는 사람 집이라 나중에 갚아줄 요량으로 먹었다.

 

 

심장이 쪼이는 가슴 통증이 산행 중에 계속 왔다.

 

원인을 물어보니

 

쉬지 못하고 음식을 제대로 섭취 못한 것도 있지만

 

수분을 제대로 보충하지 못한 탓이 제일 크다고 한다.

 

 

배낭 무게 때문에 물을 3리터에서 2리터로 줄였는데 이게 잘못된 거였다.

 

조금 무겁더라도 물은 충분히 섭취해야 한다.

 

 

 


 

 

 

7일째 밤을 보낸다.

 

벌레가 불쑥 나타나 깜짝 놀라기도 하지만

 

그래도 편안하다.

 





중재(중치)에서 무령고개까지

 

 

 

8일째 일정은 중재에서 백운산을 거쳐 무령고개까지의 일정이다.

 

거리를 보면 얼마 되지 않는 길이다.

 

무령고개에서 멈춘 것은 다시 심장이 조여와서

 

더 이상 가지 못 했다.

 

 

어제 중재에서 좀 쉬면 괜찮아질 줄 알았는데 오전에 다시 산행을 하니

 

다시 아프다.

 

몸 상태가 확실히 정상이 아니다.

 

 

이때까지만 해도 심장이 조여오는 이유를 몰랐다.

 

수분 섭취가 부족한 게 주요한 이유인 것을 나중에 등장하는 형님을 통해 알았다.

 

 

 

 

 

 

 

 


 


새벽에 중재를 출발해 백운산에 당도했다.

산행 기록을 보니 이날도 폭염주의보다.

연인 폭염주의보 속에 강행군을 해왔다.

만약 평상시 같았으면 등산을 포기할 날씨다.

백운산 백두대간비 옆에 나무그늘이 있다.

나무그늘 아래에서 아침밥을 먹었다. ​


 


 


 


 


 


 

​무령고개에 도착했다.

오는 도중에 다시 몸 상태가 안 좋아져 무령고개에서 다시 장시간 쉬어가기로 했다.

무령고개에 도착하니 야영장과 화장실이 있다.

야영장과 화장실이 있으니 쉬어가기는 좋은 위치다.

제주도 올레길을 돌 때 ​화장실이 있으면 무조건 베이스캠프로 잡는 버릇이 생겼다.

화장실이 있으면 급한 용무도 해결할 수 있고 물도 구할 수 있고

전기도 당겨 사용할 수 있는 이점이 있다.


 


 

​무령고개 옆 벽계 쉼터에서 막걸리 한 잔을 먹고

야영장 평상에 자리를 잡았다.

그냥 아무 생각 없이 누웠다.

옆을 보니 무더위를 피해 야영장으로 놀러 온 가족단위의 피서객이 보인다.

도란도란 나누는 이야기들이 다 들린다.

어제도 그렇고 오늘도 그렇고 반나절을 쉰다는 게 마음을 바쁘게 하지만

도저히 이 몸 상태로 산행을 한다는 게 무리다 싶다.

마음을 비우고 나도 피서지에 온 듯이 쉬자 싶다.

라디오를 켜고 무료하게 하루를 지냈다. ​


 



 

 

휴대용 라디오


 






 야영장

 

 

산행 기록을 보니 별 내용이 없다.

 

날짜를 보니 7월 31일이다.

 

내일이면 8월로 접어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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