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울릉도 성인봉과 도동 행남 해안산책로 2
등산 배낭을 들쳐 업고 민박집을 나왔다.
아침도 먹지않아 배가 고프다.
민박집 할머니가 민박집 바로 앞에 있는
식당을 소개해 줬는데 영업을 하지 않았다.
그냥 내가 알아서 먹겠다고 인사하고
다른 식당을 찾아나섰다.
조금 올라가니 돼지국밥집이 나온다.
기본 정식부터가 8천원이다.
맛은 뭐... 그럭저럭이다. ㅋ
식사를 대충 마치고 윗쪽으로 향했다.
등산로 입구를 찾지를 못하겠다.
눈치껏 찾아보니
작은 등산로 입구가 나온다.
조금 더 올라가니 kbs중계소가 나온다.
<kbs중계소>
kbs중계소 위에서 본격적인
성인봉 등산로가 시작된다.
입구에 막걸리집이 있는데
동절기가 비수기라서 문을 닫았다.
쩝...
눈이 조금씩 보인다.
미끄러워서 아이젠을 착용했다.
참 오랜만에 눈길을 걷는다.
기분이 좋다.
다만,
초행길이고
아무도 없어 조금 긴장된다.
1시간 30분 정도 올라갔나?
희미하게 보이던 눈 발자욱이 사라졌다.
눈 깊이도 발목을 넘어섰다.
길도 제대로 보이지 않는다.
어찌할까 고민하고 있는데
부부 한팀이 뒤따라 온다.
그 부부와 눈 길을 헤치며 조금 더 나아갔다.
길도 보이지 않는데다
발이 눈 속으로 쑥쑥 들어간다.
중심을 잡지 못하겠다.
위험하다.
아...
도저히 못가겠다.
예전에,
황석산 - 기백산 산행 때
눈 속에서 고생한 기억이 새록새록 난다.
배낭에 넣은 줄 알았던 스패츠도 없다.
성인봉 포기!
내일이나 모레 나리분지 방향으로
다시 도전할 마음으로 미련없이 되돌아 섰다.
하산 길에 완전 무장한 한 사내가
올라온다.
오늘 성인봉에서 비박을 하거라고 한다.
길이 안보여서 하산한다고 하니
잘했다고 한다.
자기들은 길을 뻔해서 찾아가는데
초행길은 좀 무리다고 한다.
다시 도동으로 내려왔다.
(마지막 날에 성인봉 등반에 성공했다.)
도동으로 내려와서
곧바로 행남 해안산책로로 갔다.
<도동항>
예전 1박2일에 나왔던 도동 행남 해안산책로의
경치가 보고 싶었다.
순전히 호기심 해결 차원이다.
얼마나 좋길래 방송에까지 나왔을까하는 호기심...
도동 행남 해안산책로로 들어서니,
과연 바닷물색이 장관이다.
바닷물색이 이렇게 아름다울 수 있는지...
절벽 사이의 동굴이
눈을 즐겁게 한다.
<금방이라도 무너질 듯한 절벽>
<비수기라 장사를 하지 않는다.>
행남 해안산책로 곳곳에 소소한 볼거리가 있다.
아쉬운 건,
다만, 비수기라
장사는 하지 않는다.
회 한접시에 소주 한잔 하면 정말 좋은 경치인데...
처음으로
울릉도에 오길 잘했다는 기분이 든다.
복잡할 줄 알았던 해안산책로는 조용하다.
오늘 배에서 내렸던 그 많던
사람들은 다 어디로 갔을까?
한참을 더 걸어가니
행남등대가 나온다.
1박2일에 나왔던 장소로 기억된다.
등대 끝에 전망대가 있다.
경치가 정말 좋다.
저멀리,
저동과 성인봉, 그리고, 바다가
어우러진 그림이 참 아름답다.
<저동과 성인봉>
<저동 행남 해안산책로 - 일부 구간이 끊겨있다.>
<저동>
<행남등대>
도동 행남 해안산책로는 원래 저동까지
이어져 있었는데
현재는 끊겨 있어
다시 도동으로 되돌아 가야 한다.
조금 아쉽다.
<해안 바위 동굴에 물이 똑똑>
<바위가 꼭 괴물의 입같이 생겼다>
<통행불가구간>
<도동항>
도동항 오른편인 행남 해안산책로 반대편도
궁금해서 둘러봤다.
5분 정도 걸어가니 문이 잠겨있어
더 가지 못했다.
다시 도동항으로 되돌아와도 시간이 많이 남는다.
오후 4시 30분에 저동으로 가는 버스가 있다.
저동도 한바퀴 돌아볼 생각으로
버스를 타고 저동으로 넘어갔다.
<저동 뒷골목 식당거리>
저동에 도착하니 해가 진다.
갑자기 추워진다.
10~20분 둘러보니 급피곤해진다.
오늘 일정은 여기까지.
저 멀리 오징어 회 센타가 보인다.
가격을 물어보니,
오징어 3마리에 2만원이란다.
이제 다리도 아프고
피곤하고...
다시 버스를 타고
도동 민박집으로 왔다.
민박집에 들어서니
인기척을 느꼈는지
할머니가 인사를 한다.
성인봉에 잘 다녀왔냐고 묻는다.
눈 때문에 정상까지는 가지 못하고
그냥 해안산책로를 둘러봤다고 했다.
할머니가 비누 등 물품들을 꺼내준다.
큰 남비를 하나 빌렸다.
남비에 라면을 끓이고
창원에서 가져온 소주를 들이켰다.
찌릿찌릿
카...
역시 소주가 최고다.
민박집에 온수는 나오는데
샤워 꼭지가 없다.
그냥 세수만했다.
온수 매트가 있어서
따뜻하다.
다만, 웃풍이 좀 들어온다.
tv를 보면서 소주를 홀짝 홀짝 마셨다.
2016년 마지막 날을
참 요상하게 보낸다.
<온수 매트>
내일이면 2017년이다.
예전같으면
새해 아침 행사때문에 바빴을텐데...
올해만은 해돋이고 뭐고 상관없이
잠이나 실컷 자고 싶다.
이렇게 또...
한해가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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