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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백두대간

중산리~세석산장

백두대간 한달간의 산행기록(2012년)

 

 

 

사실 글을 적는 이 순간에도

이 글이 포스팅되어 타인이 읽을 수 있을지 의문스럽다.

 

벌써 3년이 지난 산행이라 기억이 가물가물하다.

 

이 글을 읽는 이에게 다양한 정보라도 주고 싶지만

사실 어림없는 일이다.

 

기억도 기억이지만 기억을 뒷받침해줄 산행 일지도 사라졌다.

 

 

그냥 마음 편하게 내 삶의 기록이다 생각하고

 

글을 올려보고자 한다.

 

 

 

백두대간을 탄 사연은 이렇다.

 

한 달간 내게 준 휴식을 어떻게 보낼까 고민하다 백두대간 산행을 택했다.

 

물론 제주도나 동해안 일주도 생각해봤다.

 

 

 

특히 혹서기에 산을 타는 것이 엄청난 시련임을 잘 알기에 주저했다.

 

그러나 지금이 아니면 평생 주어지지 않을 시간이라서 백두대간을 택했다.

 

물이 넘나들지 못한다는 대간... 

 

과연 어떤 곳일까...

 

 

 

동네 산만 고만고만하게 타다가 한 달의 산행을 준비해야 하기에

무엇부터 준비해야 할지 몰랐다.

 

식사는 어떻게 할 것이며...  

한 여름에 물은 어디서 구할 것이며...

 

정말 걱정이 태산이다.

 

 

 

백두대간 소책자를 구입했다.

 

구간별로 지도를 포함해서 간단히 설명해놓은

 

소책자를 금덩어리처럼 소중하게 들고 다녔다.

 

그 지도에는 다음 구간까지의 거리, 경사도 등의 정보가 나와있었고,

 

특히 물을 구하는 곳이 나와있었다.

다만 물을 구하는 곳이 부정확한 곳도 몇 군데 있었다.

 

 

 

아니, 정확했지만 내가 물을 찾지 못한 것일 수도 있다.

 

하여튼 물을 구하는 장소는 매우 중요하니

 

자세히 살펴보고 가야 한다.

 

지도도 최신 지도를 사용하길 권한다.

 

 

 

그리고, 위급상황을 대비해 손바닥만 한 태양열 충전기도 준비했다.

 

길을 잃거나 부상을 당하면 연락을 해야 했기에 휴대폰이 필요했고

휴대폰 충전을 위해 태양열 충전기가 필요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식량 무게를 줄이기 위해 전투식량 30 끼니 정도도 인터넷을 뒤져 준비했다.

 

 

 

지금 와서 후회하는 건데 작은 1인용 텐트를 준비했어야 했다.

 

그냥 무게를 줄이기 위해 타프를 사용했는데 모기, 벌레 때문에 잠 못 이루는 날이 많았다.

 

또 뱀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잠자는 동안 신경이 곤두서기도 했다.

 

 

 

여름날 산을 길게 타는 분에게 꼭 말하고 싶은 건

 

조금 1인용 텐트가 무겁더라도 가지고 다녀라고 말하고 싶다.

 

모기 등 벌레에 대한 대비, 간단한 설치로 인해 시간 절약, 외부 침입으로부터 방지, 비에 대한 대비 등

 

타프로는 해결되지 않는 일들이 너무 많다.

 

꼭 당부하고 싶다.

 

 

이제부터 약 30일간의 여정을 풀어보자.

 

 

 

 

 

 

산행 첫 사진이다.

 

중산리다.

 

혼자만의 장기간 도전에 대한 불안감, 여름 산행에 대한 부담 등 복잡한 심경이었다.

 

담배 하나 물고 첫 끼니를 먹었다.

 

사진에서 보는 바와 같이 전투 식량이다.

 

반찬은 변변치 않다.

 

내 기억에는 참치 캔 하나에 된장 뭐 이런 식으로 간편하게 먹었다.

 

산행 내내 이런 식으로 먹으니 체력도 달리고 힘들었다.

 

 

 

 


 

칼바위다.

중산리에서 로터리 산장까지 직진 코스로 올라갔다.

산행을 시작한지 30분도 안되어 베낭을 내동댕이쳤다.

​여름 더위에 출발부터 전의 상실이다.

너무 힘들다.

그만 둘까? 아니면 계속 갈까...

일단 힘들어도 로터리 산장까지는 가자고 마음먹고

지루한 산행을 계속했다. ​


 


 

 

 

 

 

로터리 산장을 바로 얼마 두지 않고 다리에 힘이 풀렸다.

 

머리가 핑 돌고 어지럽다.

 

간신히 로터리 산장에 도착해 한숨 돌렸다.

 

주위를 돌아보니 등산객이 보인다.

 

다들 2~3인 짝을 지어왔는데 나만 처량해진다.

 

괜스레 마음이 눅눅해져 혼자 조용한 곳에 밥을 먹었다.

 

 

 


 


 

사진들을 보니 힘든 산행 속에서도 사진 찍을 정신은 있었던 것 같다. ㅎㅎ​.

산행하면서 사진 찍는 게 취미인데 용케도 잘 찍었다.

덕분에 이렇게 글을 올릴 이유도 된다. ​


 


 


 

여름 산행에 물은 금보다 귀하다.

천왕봉 바로 밑에 약수가 나온다.

약수터 이름이 있는데... 기억이 안난다.

굳이 인터넷 뒤져보기도 귀찮다. ㅎㅎ


 


 

 

 

 

내 기억엔 로터리 산장에서 출발해 약 1시간 30분이 걸려 정상에 올랐다.

 

몰골이 말이 아니다.

사실 내 체력에 정상까지 올랐다는 것도 대단했다.

첫날 느낀 점인데 무더위로 인해 대단히 느린 산행이 될 것 같은 직감이 들었다. ​

 


 

 

 

 오늘은 이 정도에서 글을 마친다.

 

사실 글을 계속 적을는지도 모르겠다. ^^

 

오늘은 여기까지.







천왕봉에서 세석산장까지

 

 

 

잃어버린 줄 알았던 백두대간 수첩을 찾았다.

 

더할 나위 없이 기쁘다.

 

백두대간 약 30일간의 산행 기록이 있다.

지금 보니 산행의 시작은 7월 23일이다. ​

 

감회가 새롭다.

 

 

 



 

 

 

천왕봉을 거쳐 장터목 산장을 지나 첫날 1박을 세석에서 했다.

 

사실 기억이 잘나지 않는다.

 

아마 첫날 산행은 오랜만에 산행이라 고생 좀 한 것 같다.

기록을 보니

'헤드렌턴 고장' '밥 김치 얻어먹음'​이라고 되어있다.

 

 

 

잠깐 배낭 이야기를 좀 하자.

 

장기간 등반을 위해 산을 오르기 직전 큰 배낭을 구입했다.

 

나름 무리해서 구입한 배낭이다.

 

 

 

산행이 끝난 지금도 내 차 트렁크에 들어있다.

 

이 산행 이후에도 장기간 여행을 갈 때 항상 메고 다닌다.

 

구르고 던지고 해도 아직까지 잔고장 없이 튼튼하다.

 

고장고장 날 때가 되었는데도

 

잘 버텨주는 게 신기할 정도다.

 

 

 

돈이 비싸더라도 배낭 때문에 고생하는 일이 없도록

 

좀 무리해서라도 튼튼한 놈을 구입해라고 꼭 말하고 싶다.

 

 

 

 

 

 

 

 

 

 

 

 

 

 

 

 

 

 

 

지리산은 2박 3일 일정으로 자주 오던 길이라

 

긴장감은 다소 덜 하다.

 

전과 다른 점은 이번엔 혼자 산행이라는 점.

 

그래서 좀 쓸쓸하다.

 

 

 

 

 

 

 

 

 

 

 

 

 

 

 

세석 산장에서의 일박

 

아마 예약을 미리 못한 터라 세석 산장에서 산장 옆 식당에서 잠을 청한 것 같다.

 

식당 한구석에서 조용해지기를 기다리다 매트를 깔고

 

 잠을 잤다.

 

눈치 구덩이다. ㅎㅎ

 

 

 

산행기록을 보니 별다른 게 없다.

 

첫날이라 친구들과 여동생과 연락한 기록이 남아있다.

어머니를 저세상으로 보내드리고​

훌쩍 떠난 죄책감에 여동생에게 연락했는 것 같다.

아마도 여동생은 한여름 혹서기 단독 산행이라 걱정을 많이 했던 기억이 난다.

 

세상 모든 일을 잊고 싶어 떠났던 나홀로 산행...

 

참 쓸쓸한 산행이다.

 

 


 

 

 

 

 

2일차

 

 

2일차 기록을 보니 세석 산장에서 연하천 산장까지 되어있다.

 

오전 7시에 출발해서 연하천 산장에 오후 5시 정도에 도착.

 

메모에 '들꽃 사진'이라고 기록되어 있다.

 

그래서인지 지리산 들꽃 사진이 많다.

 

그리고, '도중 비, 형제봉 바위 밑에서 쉼'이라고 기록되어 있다.

 

아마도 우비로도 힘들 정도로 비가 많이 왔었나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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