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지호와 화진포, 대진항과 거진항, 강원도 해파랑길 도보 여행 3
어제 푹 자고
아침에도 조금 늦잠을 잤다.
오늘은 조금 느긋하게 움직이자.
속초에서 시내버스를 타고
송지호 해변으로 다시 돌아왔다.
해변길에는 여전히 사람은 없다.
'이 꽃은 모기가 싫어하는 꽃입니다'
모기가 싫어하는 꽃도 있나?
신기해서 사진을 찍었다. ㅋ
어제는 해파랑길 표지를 많이 찍지 못했다.
오늘부터는 표지판도 찍자고 마음먹었다.
해변을 따라 있는 해파랑길이
다시 도로 건너 내륙쪽으로 향한다.
지도를 보니 송지호라는 호수다.
연예인 이름 같기도 하다.
<송지호>
오...
예술이다.
'그림같다'라는 말이 딱 맞다.
감탄과 감탄.
송지호 둘레길도 있는 것 같다.
시간이 허락하면 한바퀴 돌아보고 싶은 풍경이다.
호수가에 있는 전시물을 보니
숭어와 은어 등이 서식한다고 되어있다.
숭어??
지도를 보니 바다와 연결이 안되었는데... 숭어라니...
헐...
아니면 바다와 연결되어있나?
<송지호 전망타워>
<송지호 관망타워>
송지호 관망타워란 곳이 있다.
높은 곳에 올라서면 더 잘 보일 것 같아서
타워로 들어가려 보니...
오늘이 일요일이다. ㅋ
일요일이기도 하고 설 연휴...
당연히 닫혔다.
송지호 옆으로 난 길을 따라 계속 걸었다.
길이 참 좋다.
길이 자전거 길과 도보 길로 갈라진다.
지도를 보니 자전거 길로 걸어가는 편이 빠르겠다싶어
그냥 자전기 길로 갔다.
나중에 알고 보니
도보 길이 둘러가는 이유가 있었다.
왕곡마을 저잣거리 한옥마을 관광지가 있기 때문에
도보 길을 그 곳으로 거쳐가도록 만들었다.
<공현진 해수욕장>
공현진 해변을 지나니 공현진항이 나온다.
설 연휴라서 역시 항구는 조용하다.
항구 이곳 저곳을 둘러보니
조합장 선거와 대의원 선거가 한창이다.
눈길이 간다. ㅋ
고성 해파랑길 47코스 종점이 가진항이다.
가진항을 지나 계속 걸었다.
가진해변으로 들어서니 길이 없어 다시
버스가 다니는 길로 나왔다.
광고판이 눈에 띈다.
맛컬럼리스트 황교익씨의 이름이 있는
'황교익의 고성 맛집! 문어와 보쌈'
설 연휴라 장사를 안할텐데 연휴만 아니면
한번 먹어보고 싶은 충동이 일어난다. ㅋ
길을 걷고 있는데
길 옆 덤불에 참새때가 보인다.
참 오래간만에 보는 모습이다.
옛날에는 참새때가 자주 보였는데
요사이는 본 일이 없다.
참새가 사람을 피해 요리조리 때로 숨어다닌다.
갑자기 참새구이가 생각난다. ㅋ
<덤불 속의 참새>
걷기 좋은 소나무 숲길을 옆에 두고
그냥 시멘트 길로 나있다.
소나무 사이를 가만히 보니
봉분들이 많다.
공동묘지다.
그래서 해파랑길이 시멘트 길로 나있나 보다.
한우를 키우는 농장을 지나친다.
소들이 빼꼼이 나를 쳐다본다.
사실 도보 여행은 시작 3시간이 지나면 다리가 아프다.
3시간까지는 그럭저럭 즐기면서 다닐 수 있다.
3시간이 넘어서면 그때부터는 벅차다.
이 시간이 지나면 여행의 재미와 도보의 고통이 반반이다.
슬슬 걷기가 지겨워진다.
지도를 보니
하천을 가로지르는 다리가 없어
한참을 둘러가야 된다.
하천을 가로지르는 작은 보들은 있는데
눈이 쌓여서 위험해보인다.
물에 빠지면 추워서 고생할 것 같아
할 수 없이 먼길을 돌아가야 한다.
힘들다.
연탄재도 참 오래간만에 본다.
한참을 돌아서 남천교까지 왔다.
힘들다.
잠시 쉴 곳을 찾아서 앉아 쉰다.
남천교에서 조금 떨어진 곳에
재미있는 그림과 조각을 모아놓은 집이 있다.
주인장이 참 재미있는 사람인 것 같다.
남천교를 넘어 빙돌아서 다시 해변 쪽으로 향한다.
하천을 가로질러 건너면 1분이면 될것을
30~40분을 돌아가려니 더 힘이 빠진다.
쓰바...
이게 뭔가...
작은 다리가 있다.
완성된 다리는 아니지만
충분히 건널수 있는 다리다.
아...
조금전 관동별곡 800리길 역사체험 탐방로 조성공사 현장사무실이 있더만
이 다리공사 현장 사무소였나보다.
아...
환장하것다.
왜 이 다리를 못봤지????
미완공으로 다리가 끊어졌으면
판단 미스에 대해 조금 위로가 될텐데 다리가 연결되어 왕래가 가능하다.
아... 쓰바...
바보야... 바보야...
찜찜한 기분을 안고 계속 고고!
비가 내린다.
일기 예보가 정확하다.
배낭에서 접이 우산을 꺼냈다.
바람 때문에 우산을 간수하기도 쉽지않다.
다음 지도를 보니 조금만 더 가면
다음 지도도 나오지 않는 지역으로 들어간다.
남천에 이어 북천에 다다랐다.
그림 좋다.
바다와 강, 철새들...
<북천 하구>
풍경이 너무 좋다.
사진만으로는 아름다움이 표현이 안되어
동영상으로 담아봤다.
동영상으로도 아름다움을 다 담을 수 없다.
역시 직접 현장에 가봐야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다.
북천철교가 나온다.
한국전쟁 때 함포사격으로 끊어졌던 다리를
리모델링 했다고 한다.
철길이 있었다는 것인데...
아무리 둘러봐도 철길이 어떻게 났다는 건지...
<북천 철교>
북천철교를 지나 조금만 내려가니
정자가 나온다.
송강 정철정이다.
내 이름과 같다. ㅋ
정자에서 물도 마시고 잠시 쉬었다.
배가 슬슬 고파온다.
<송강정철정>
반암리 솔밭길이 나온다.
말이 솔밭길이지 솔밭 옆으로 시멘트 길이다.
솔밭은 철책으로 출입금지다.
그야말로 그림의 떡이다.
여행할 때 다음 지도를 이용해서 길을 찾는데
다음 지도가 무용지물이다.
할 수 없이
구글 지도를 열었다.
구글 지도는 다음 지도처럼
자세하게는 나오지 않는다.
그럭저럭 감만 잡을만하다.
<다음 지도>
<구글 지도 - 자세하게 나오지는 않는다>
더뎌 식당이 나온다.
일단 먹고 가자.
비도 내리고
다리도 아프고 ㅋ
처음먹는 막국수를 주문하고
막걸리도 한병 주문했다.
막걸리는 강원도 특산주라고 해서 시켰는데
재료가 전부 수입산이다.
이런... 나랑 장난 지금하냐!!!
수입산이든 뭐든 마시니 취기가 오른다.
아... 좋다.
막국수를 어떻게 먹는지 몰라 알바 총각에게 물어보니
대충 뭐 입맛에 맞게 먹어란다.
대충 비벼서 먹었는데
알고보니 동치미 국물에 먹는 거였다. ㅠㅠ
막걸리가 양이 많아 다 먹지 못하고
배낭에 넣었다.
가다가 다시 먹어야지...
하천 옆 작은 방파제에서 그물질을 하고 있다.
잡혀 올라오는 물고기가 숭어다.
이야... 이렇게 숭어를 잡는 방법도 있다니 놀랍다.
거진항에 당도했다.
원래 부산에서 거진으로 오는 표를 끊었는데
민박집 가격이 비싸서
속초로 정했다.
거진을 둘러보니
그냥 숙소를 속초에 잡기 잘했다싶다.
<거진항>
거진항을 둘러보니
옛날 마산어시장이 생각난다.
낡은 건물이 옛모습 그대로다.
거진항에서 고성 해파랑길 48코스가 끝난다.
화진포로 향하는 49코스는 시작부터
갑자기 산으로 올라간다.
하...
등산하기에는 도저히 무리라 그냥 해변길로 걸었다.
<해파랑길 49코스... 시작부터 산으로 간다>
거진항을 조금 지나니
암벽등반 연습장이 있다.
거진체육공원이다.
휴일을 맞아 텐트가 몇 동 보인다.
암벽등반을 하러 온 건지 아니면 그냥 여행 중인지는 모르겠다.
화진포까지 꽤 멀다.
도로는 해변에서 다시 내륙으로 들어간다.
해파랑길이 산으로 올라간 이유를 알겠다.
낑낑거리면서 오르막길을 걸었다.
다시 내리막길이다.
오른쪽 길로 돌아서니 멀리 화진포가 보인다.
내 앞에 한분이 앞서서 눈길을 걷는다.
사진도 찍고 표지판도 보고하는 폼이 나처럼 여행 중인것 같다.
화진포 둘레길 입구에서
앞서서 걷던 분은 둘레길 쪽으로 빠진다.
나는 계속 도로를 따라 직진.
오늘의 예상 목적지 화진포를 보니 감회가 새롭다.
고등학교 수학여행 중에 화진포를 스쳐 지난적이 있다.
그 이후로 아스라한 화진포의 기억은 마치 파라다이스인양 남아있다.
그 화진포를 다시 눈으로 정확히 기억에 남길 수 있게 되었다.
그때도 일명 김일성 별장을 잠시 둘러본 것으로 기억된다.
화진포 둘레길의 길이가 총 11km이다.
꽤 길다.
<화진포>
보도가 눈에 쌓여 할 수없이 차도로 걷는다.
지나가는 차들이 신경쓰인다.
차가 오면 멈춰 서고 하면서 화진포 해양박물관까지 도착했다.
관광객들이 좀 있다.
해변가로 가 봤다.
역시 경치가 좋다.
<화진포 해양박물관>
<화진포 해변>
화진포 해양박물관 옆 도로를 따라
초도항 해변길로 걷는다.
<초도항>
성게 주산지
초도항 어촌마을 대상마을이라고 있다.
해가 거의 완전히 졌다.
지나가는 주민에게
속초로 가는 버스가 얼마나 자주 있는지 물어봤다.
약 15분마다 있고 오후 9시 정도에 막차가 있다고 한다.
시간이 넉넉하다.
일단 뭘 좀 먹자.
자장면 집이 보인다.
'동해반점'
안을 보니 손님으로 보이는 사람들이 있다.
자장면 집에 들어서면서 영업을 하는지 물었다.
영업을 한단다.
짬봉 꼽배기를 시켰다.
그리고, 배낭에 있던 막걸리를 꺼냈다.
아...
하루 일정을 마무리 한다는 편안함과
막걸리 취기가 합쳐져 너무 행복하다.
짬봉 곱배기가 나왔는데
헐... 장난이 아니다.
그냥 평범하게 보였는데 건더기가 많다.
홍합에 오징어에...
한참을 먹어도 줄어들지 않는다.
뜨끈뜨끈한 국물 맛이 캬...
짬뽕을 다 먹어갈즈음에
사장님이 어디서 여행을 왔는지 묻는다.
경남 창원에서 왔다고 하니
말투가 동향 같아서 물어봤단다.
사장님 고향은 진해라고 한다.
8년 전에 결혼해서 이곳에 정착했다고 한다.
이곳에 정착한지 8년이 지났지만
이곳 눈은 아직까지 적응이 안된다고 한다. ㅋㅋㅋ
한번 내리면 30~40cm씩 쌓인단다. ㅋ
보통 6시 정도에 영업을 마치는데
동향 말투라서 영업을 한다고 했단다.
고맙다.
사장님에게 주변에 값싼 민박집이 있는지 물었다.
숙박비가 5만원 정도면 차라리 속초로 버스타고 나가고
4만원 정도면 이곳에서 잘 계획이라고 말했다.
사장님이 알고 있는 여관에 전화를 한다.
오늘 숙박 가격이 얼마냐고 물어보니 3만5천원이란다.
휴일인 어제만해도 5만원인데
오늘은 평일이라서 그렇단다.
콜~~~
사장님이 소개시켜준 여관에 예약을 하고
느긋하게 남은 짬뽕을 먹었다.
자장면집 사장님과 인사를 나누고
소개를 해준 부천장으로 향했다.
지나쳐 온 곳이다.
모텔 1층에서 주인장에게 계속을 하니
3층 301호 키를 준다.
301호로 올라가니
오~~
해변이 보이는 방이다.
밤바다가 멋있다.
내부는 그렇게 새 것은 아니다.
그럭저럭 하룻밤을 지낼 만한 시설이다.
맥주 한잔 마시면서 하루 일정을 정리한다.
여관이 뜨끈뜨끈해서 좋다.
샤아악~
샤아악~
파도 소리가 밤새 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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