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남 알프스 신불산~간월재 나홀로 당일치기 여행
술이 일단 한잔 들어가면 멈출 수가 없다.
등반 때문에 어제 모임에서
술을 조금 자제하려고 했는데 역시나다.
아침에 일어나니 입에 술냄새가 풀풀난다.
겨우 일어나서 정신을 다잡고
배낭을 메고 집을 나섰다.
오늘은 영남 알프스 신불산이다.
여느때와 같이 마산시외버스터미널에서
양산가는 버스를 타고
양산에 도착했다.
양산으로 오는 버스안에서
잠을 청해봐도 잠이 오지 않는다.
피곤은 한데 잠은 안오고... 환장할 노릇이다.
양산시외버스터미널
신불산 등산로 입구 가천마을
양산시외버스터미널에서
신기주공아파트,
다시 신기주공아파트에서 시내버스를 갈아타고
가천마을에 9시 15분 정도에 도착했다.
버스에서 내리니 노부부가 같이 내린다.
눈치를 보니 신불산 가는 등산객이다.
원래 신불산 억새평원으로 바로 올라가는
등산로로 방향을 잡을려했는데,
노부부가 암봉 방향으로 가는 길로 간다.
나도 덩달아 노부부를 따라 발걸음을 옮겼다.
가천마을에서 바로본 영축산과 신불산
금강골
암봉으로 가는 등산로를 따라 가니
금강골이란 안내판이 나온다.
'금강골재로 들어가는 첫머리로 매우 깊고 험한 골짜기에는
칼을 세워놓은 것 같은 산길이 있어
모험을 즐기는 산악인 들이 많이 찾는다....
이처럼 금강골에는 배내오재 가운데서 가장 험한 잿길이 있다." 라고 적혀 있다.
계속 길을 따라가니
한참 터널공사중이다.
등산로 입구에
'등산로가 아니니 지정된 등산로를 이용하시기 바라며
사고발생시 책임을 지지 않습니다' 라고 적혀있다.
도대체 뭔소리야...
이미 한참을 올라와서 다시 되돌아 갈 수도 없고, 노부부도 계속 올라가서
나도 그냥 계속 올라갔다.
같이 가는 노부부가 상당히 발걸음이 빠르다.
아니지... 내가 너무 느리다.
몸무게가 늘어나서
한걸음 한걸음 걷기가 힘들다.
중력이 한껏 느껴진다.
한참을 낑낑거리며 올라가니
노부부가 잠시 쉬고 있다.
옆에 푯말이 있는데
금강폭포와 신불산,영축산 갈림길이다.
노부부는 신불산, 영축산 표시 방향으로 간다고 한다.
나도 뒷따라 갔다.
노부부가 얼마나 빠른지(아니면 내가 얼마나 느린지)
시야에서 사라졌다.
등산로에 혼자다.
어제 술탓인지 머리가 조금 어지럽다.
배낭을 내려놓고 잠시 쉬었다.
조용하니 좋다.
다시 한참을 올라가니
저 멀리 바위에 사람이 보인다.
자세히보니
바위를 타고 있다.
암벽타는 사람들
약 7~8부 능선에서
등산로가 암벽 등반로처럼 바뀐다.
외줄하나 달랑 달려있다.
줄을 타고 올라가려고 시도했는데
도저히 안되겠다.
다시 되돌아내려와
능선으로 오르는 길을 찾아 다시 올라갔다.
가파른 등산로
겨우 돌아가는 길을 찾아 올라가는데...
이 길도 만만치 않다.
잘못하면 사고나기 쉬운
길이다.
사고나지 않게
서둘지말고 천천히 가자고 마음을 다잡고
조심조심 발걸음을 옮겼다.
경사가 정말 가파르다.
줄을 타고 겨우 올라가니
어떤 곳은 줄이 손이 닿지 못할 곳에 놓여있다.
겨우 바위를 타고 올라가서
줄을 보니 이유를 알겠다.
줄 중간이 닳아서 잘못하면 끊어지겠다.
줄이 위험해서 옆으로 치워놓은 것이다.
닳아서 위험한 줄을 치워놓았다.
겨우 생고생을 해서 암봉 바로 밑에까지 도착했다.
12시 17분이다.
가천마을에서 출발한지
3시간만에 암봉에 도착했다.
밑에서 만난 노부부가 한가롭게 점심을 먹고 있다.
나를 보더니 왜 엉뚱한 길로 왔는지 물어본다.
조금 전 위험해서 되돌아 온 길을 노부부는 그냥 바로 올라온 것이다.
대단하다.
얼마나 힘들었는지
가져온 물 3병을 다먹고
1병 남았다.
딱 라면 하나 끓일 물만 남았다.
신불산 억새평원에 주막도 있고 약수터에서 물을 구할 수 있으니,
그냥 한병 남은 물을 다 붓고 라면을 끓였다.
30분간 식사를 하고
다시 신불산 방향으로 움직였다.
경치가 장관이다.
영남 알프스 경치중에
신불산 억새평원 인근의 경치가 제일이지 싶다.
신불산 억새평원 옆에 주막이 보인다. 주막옆에 약수터가 있다.
신불산 억새평원 바로 밑 약수터에서
물을 보충했다.
주위에는 점심식사를 하는 등산객들로
북적인다.
주막 막걸리 한잔이 간절했으나,
간월재에서 먹자고 다독이면서 다시
신불산 정상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신불산 억새평원 옆 약수터
신불산 억새평원 바로 밑 주막과 오른편 약수터
신불산 정상으로 오르는 길이 너무 힘들다.
가천마을에서 암봉으로 오는 8부 능선에서 힘을 다 빼서인지
신불산 정상으로 가는 길이 너무 힘들다.
1시 40분경에 신불산 정상에 도착하니
북새통이다.
사람들이 너무 많아서
정상석을 배경으로 사진하나 찍지 못하겠다.
신불산 정상에서 간단히 사진하나 찍고
다시 간월재 방향으로 움직였다.
발바닥에 불이 난다.
도저히 힘들어서 못가겠다. ㅋ
잠시 쉬었다.
잠시 쉬면서
영남 알프스 산군들을 감상했다.
아... 날씨가 정말 좋다.
영축산 방향
간월산 방향
신불산에서 간월재로 가는 길이
등산객들로 차고 넘친다.
2시 20분경에 간월재에 도착했다.
간월재에는
패러글라이딩 하는 곳도 있다.
간월재까지는 차도가 연결되어있다.
등산객들과
산악자전거 동호회와
데이트를 즐기는 연인들로
간월재가 북적인다.
소주 안주를 사러
신불산 매점에 들어가니
별시리 먹을 것이 없다.
그냥
구운계란 하나 사서 나왔다.
아쉽게도 막걸리 등 술은 팔지 않는다.
간월재 매점
구운 계란 하나 구입해서
소주 한 병을 깠다.
알딸딸하니 좋다.
음악을 들어면서 한잔씩 기울이니 여기가
바로 낙원이다.
조금 더 마시고 싶은데
소주도 떨어지고 안주도 없다.
아쉽다.
오후3시 30분경에
등억온천단지 방향으로 하산을 시작했다.
차도를 따라 계속 내려갔다.
간월재에서 1~2분 정도 바로 아래에
약수터가 있다.
간월재 약수터
하산길에 바라보는 경치가 그렇게 뛰어나지는 않지만
그럭저럭 볼만하다.
간월재에 연인들이 많더니
아마도 유명한 데이트 코스인 것 같다.
하산길 어느 벽에
연인들의 낙서가 있다.
한참을 내려오니 등억온천단지로 갈라지는
등산로가 있다.
어느 산악회에서
말을 건넨다.
계속 차도를 따라가면 시간이 오래 걸리니
등산로로 가로질러 가라고 한다.
감사함을 표하고 그냥 차도를 따라 걸었다.
조금 더 걷고 싶었다.
다람쥐
내려오는데
발바닥에 불이 난다.
온몸이 뻐근하다.
힘에 부친다.
아까 지름길로 내려갈껄 그랬나? ㅋ
지도를 보며 농어촌 버스가 오는 정류장까지 걸었다.
길가에 집과 식당이 간간히 있는데
장사를 안한다.
썰렁함 그 자체다.
오후 5시 30분에
등억온천단지 입구에 있는 버스 정류장에 도착했다.
2시간 걸렸다.
검색해보니 50분 뒤에 농어촌 버스가 도착한다.
너무 오래 기다린다싶어
대기하고 있던 택시를
잡아타고 언양시외버스터미널로 갔다.
택시 기사과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었다.
옛날 언양에서 놀던 시절 생각이 난다.
등억온천단지에서 언양시외버스터미널까지
택시비는 약 8000원이다.
언양시외버스터미널에 도착했다.
창원으로 가는 버스가 50분 뒤에 있다.
저녁 밥 먹고 다시 오면 시간이 맞겠다.
언양 시외버스터미널 옆에 있는 시장으로 갔다.
약 20년전 방학 때마다
아르바이트 하러 온 기억이 새록새록 난다.
시장안의 모습이 많이 바뀌었다.
시장내에 선지국밥집에 들러
막걸리 한잔 시키고 밥을 먹었다.
막걸리 맛이 달지 않아 좋다.
요즘 막걸리는 너무 달아 먹기가 싫은데
이 막걸리는 내 입맛에 딱이다.
언양시외버스터미널 옆 시장
언양시외버스터미널
다시 언양시외버스터미널로 왔다.
온 몸에 피곤이 덮친다.
아... 집이 그립다.
오늘도 긴 하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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